앞선 포스팅에서 그나마 드라마틱한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아토피 자연치료로서 '운동', '반신욕', '일광욕' 을 꼽았더랐다.


사실 가장 드라마틱한 치료는 약을 쓰는 치료법으로서 스테로이드 주사/경구약/연고이겠지만, 그걸로 다 낫는 아토피라면 그 환자는 경증에 불과할 것이고 이세상에 만성 아토피 환자는 이미 사라졌겠지. 세상에는 나와 같은 약을 썼지만 치료가 되지 않고 오히려 악화되기도 하는 아토피 중증 환자가 아직도 넘쳐난다.


각설하고, '반신욕'치료는 '운동', '일광욕'과 병행할 시에 효과가 아주 좋다. 왜 전신욕보다 반신욕이 효과가 좋을까? 그 이유는 몸의 열이나 혈액 순환을 돕고 땀을 내주어 노폐물까지 배출하는 그 원리에 있다. 하체를 덥혀 그 열이 상체로 순환하고 따라서 상체에 열이 올라가며 노폐물을 땀으로 빼주게 된다. 내가 네이버에서 유명한 나OO 한의원에 내원했을 때에도 한의사 선생님이 적극 권장한 방법이기도 하다. (운동+반신욕) 그 분께서는 실제 치료는 운동+반신욕이고 처방해준 한약은 몸의 기능을 증진시키는 용도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다른 많은 장사치들에 비하여, 참으로 양심적인 발언이 아닐 수 없다. 



1. 반신욕 방법은?


- 40도 가량 되는 물을 욕조에 앉았을때 명치~배꼽 사이 정도로 받는다. 온도를 40도로 지켜야 될 필요는 당연히 없고, 목욕탕 기준 온탕~열탕 사이 정도로 본인이 적합한 온도를 찾으면 될 것이다.


- 나는 입욕제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지만 히말라야 소금, 사해 소금을 적당히 풀어 사용하면 더 도움이 된다는 사례들을 들어왔다.


- 욕조에 들어가 20분정도를 앉아 있는다. 보통 5분 정도 지나면서부터 몸 전체에 열기가 오르고 땀이 나기 시작한다. 나오는 땀을 굳이 닦거나 상체에 물을 끼얹을 필요는 없다. 20분을 채울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15분은 버텨야 한다. 또,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너무 무리해서 힘들정도로 오랜 시간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


- 이후, 욕조 밖으로 나와 몸을 식힌다. 쿨다운 시간도 15분~20분 정도가 적당하다. 땀을 씻어내지 말고 자연히 마르도록 두는 것이 좋다. 땀이 식는 과정에서 보통 더 가렵기 마련이다. 운동할 때도 그렇지만 몸이 젖어있는 상태에서는 긁는 것을 최소화 해야 한다. 가렵더라도 최대한  꾹 참고 차라리 반식욕 다 끝나고 몸이 마른 상태에서 긁는 것이 그나마 낫다.


- 몸을 15분~20분 정도 식히면 보통 땀은 다 마르고 몸에 열기가 조금 내려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미온수로 간단히 헹궈내면 된다. 씻을 때 피부를 문지르거나, 각질을 벗겨 내는 행위는 금물이다. 아토피 환자는 피부가 얇아져서 보호 장벽이 약한 것이 누구나 겪고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피부를 벗겨내는 행위는 금물이다.


- 몸을 헹군 후에는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도 되고, 그냥 기다리면서 자연건조하는 방법도 있다. 큰 차이는 없다고 하니 본인이 느끼기에 좋은 방법을 선택하면 될 것 같다. 나는 물기를 수건으로 간단히 닦는 것을 선호한다.


- 목욕 후에는 적절히 보습을 한다. 이것저것 너무 쳐바르는 것 보다는 차라리 노보습이 낫다. 나의 경우, 가끔 노보습을 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순한 로션을 한번만 바른다. 많이 떙기는 곳은 해당 부위만 2차로 크림을 발라준다. 시간이 지나고 로션이 다 날라가거나 흡수되고 또 건조해 지겠지만 추가로 더 발라주지는 않았다.  보습제나 외용제는 어떤 걸 쓰는 것이 좋은지 경우/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므로 이 주제는 나중에 또 다루기로 하겠다.



2. 반신욕의 결과, 효과는?





3. 다른 환자들에게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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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운동에 의한 치료 후기이다.


내 몸이 20년 중증 아토피라 좋은(?) 피험체이기 때문에 내가 운동을 하며 아토피 개선에 대해 느낀 것들을 적어볼 생각이다.


내가 많은 종류의 운동을 해본것도 아니고, 내 몸에 다양한 실험과 비교를 거쳐서 객관적으로 도출한 결론은 아니곘지만 누군가에겐 유용한 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의학적인 설명은 아닌 나의 이론이 의사들이 매뉴얼만 보고 환자에게 알려주는 것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1. 나는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하였는가?

 

→ 주로 달리기. 봄~가을에는 밖에 나가서 하고, 겨울에는 헬스장에서 런닝머신.

    하루에 한번 이상 꾸준히 하는게 목표였고, 심할땐 하루에 두~세번도 운동했고

    바쁠때는 격일로 했다. (오늘: 운동, 내일: 반신욕, 모레: 운동, 글피: 반신욕...)

 

→ 야외 달리기는 대략 30~40분정도 땀을 내기 위해 뛰었다. 페이스는 대략 

    1km/8분 정도로 너무 빨리는 뛰지 않았다.

 

→ 헬스장 기준으로는 런닝머신 경사를 조금 주고, 9km/hr 정도 속도로 뛰었다. 

    손에도 땀을 내기 위해 앞에 봉이 있으면 잡고 뛰는 것이 추천된다. (손에

    아토피가 없다면 뭐 그럴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


 → 나는 날씨가 허락하는한 야외 달리기를 선호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TV를 보면서 뛰어도 제자리에서 런닝머신 돌리는 것은 재미가 없다. 또한

    야외달리기는 햇빛도 쬐어줄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창을 통과하는 햇빛은 

    일부 반사되어  피부에 도움이 안된다 하니, 직접 쬐어주는 게 좋다.)

 

 → 가끔씩 헬스장에서 사이클을 병행하기도 했으며, 근육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 등산도 좋아하는데, 육아하느라 시간이 나지 않아 거의 가지 못했다.



2. 왜 운동을 통한 치료를 시도하였는가?


→ 일단, 다른 환우들이 운동이 아토피 개선에 효과가 탁월했다는 후기를 많이 내놓았기에 나도 적용해 본것이 가장 크다. (몇몇 사례는 운동만 죽어라 해서 완치 수준도 더러 있더라.)


→ "아토피 연구소(가설)" 카테고리에 적을 거지만 나는 아토피피부염의 원인중 하나는 '피부의 자체 온도조절 기능이 망가짐' 이라고 보고 있으며, 그 역할을 하는 건 땀이라고 본다. 땀의 역할은 노폐물 배출도 있지만, 더울때 땀이 나서 몸을 식혀 주는 것처럼 온도 조절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운동을 통해 몸을 풀어주고 체온을 올려 땀을 빼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운동을 해보면 아토피 환부에는 땀이 잘 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 운동과 함께 자연요법으로서 드라마틱한 치료방법은 '반신욕'과 '일광욕'이라고 생각한다. 반신욕을 매일 하는 것도 좋겠지만 운동을 섞어서 해주면 더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야외 운동은 일광욕도 덤으로 같이 할수 있으니 더욱 좋다.



3. 운동의 과정과 운동 후 효과는 어떠하였는가?


→ 운동을 시작하면 처음에는 몸 안에서부터 찌르는 통증이 있고 땀이 날 즈음에는 환부가 몹시 가렵다. 심하면 환부는 땀이 아얘 안나기도 한다.. 개같이 힘들어도 꾹 참고 오히려 더 빠르게 뛰면 숨이 가빠 힘들기에 다른 가려움이나 고통이 묻혀지는 효과를 보기도 하였다. 그렇게 3~40분 뛰는 동안 앞서 이야기한 가려움이나 찌르는 고통은 적응이 되고 땀이 나면서 몸이 피부의 온도와 열감을 내려주려는 시도를 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시도라고 표현한 이유는 정상피부의 체온조절기능을 잃었기에 크게 유효한 느낌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또한 나아가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다.)


→ 운동을 마치고 샤워하기 전까지 적어도 10분의 쿨다운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뛰는 것이 끝나자마자 샤워를 하는 것은 기껏 체온 조절하려고 내 몸이 땀을 내고 몸을 식히는 자생력을 건너뛰어 버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 샤워할때는 평소 샤워와는 다르게 의외로 많이 따갑지는 않은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뛸 때 이미 고통받기 떄문? 이라고 추측을 하지만 아무튼 결과적으로는 물이 닿아도 덜 따갑다. 샤워는 미온수로 하였으며 너무 차가운 냉수로 피부를 인위적으로 식히지 않았다. 이 또한 몸의 체온조절 능력을 복구하기 위함이다.


→ 따갑더라도 가끔씩 비누는 써주는 것이 좋다. 적어도 이틀에 한번. 그 이유는 환부를 소독하기 위함이다. 환부에는 포도상구균 등 안좋은 균들이 서식하고 있기에 가끔씩 비누로 씻어내야 한다. (그냥 물로만은 안됩니다.) 세정제는 피부와 같은 계열의 약산성 제품이 좋다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맞지 않았고 중성비누(뷰티바)인 도브를 사용했다. 샴푸는 병원에서 권하거나 처방하는 것이 아니면 되도록 안쓰는 것이 좋고, 향진균 효과를 위해 지루성 샴푸인 니조랄/노비푸록스/아치온 등을 주에 1~2회 전신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 이유는 다른 곳에 자세히 서술하겠지만 내 피부가 아토피 피부염인지 지루성 피부염인지 무좀인지 등 종류를 확실히 단정하기가 생각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하물며 의사마다 말이 다르기도 하다. 


운동을 시작하고부터 운동 후 5~10분 내의 퀵 샤워를 하고 젖은 몸을 말릴 때까지는 반드시! 가려워도 긁는 것을 최소화 해야한다! 몸이 젖어있을 때 긁으면 살이 더 파이는 건 누구보다도 아토피 환자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잘때 긁는 건 진짜 무의식으로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운동할때, 목욕 할 때 등은 긁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


→ 보습제는 많이 바르려고 하지말고 오히려 최소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 노보습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고를 한다. 나의 경우, 진물이 있을 때는 노보습이 도움 되었고, 진물이 없을 떄에도 버틸만  하면 노보습하였다. 하지만 비누를 사용했을 때에는 인위적으로 피부 장벽이 건조해지기 때문에 조금은 바르는 게 좋다. 무난한 보습제는 피지오겔과 제로이드를 예로 들 수 있으며 나의 경우는 시드물 그린티 or 아토로션을 애용한다. (싸고 순함!!) 보습제에 대한 생각은 나중에 또 쓰기로 하겠다.


→ 블로그 포스팅 초기라 체계적인 글쓰기가 안되고 운동이라는 주제에서 점차 나가다 보니 샤워/보습 방법까지 삼천포로 빠지고 말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을 과하게 붙여 작성하는 이유는 이 글만 보더라도 환우에게 큰 참고가 되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진물이 나는 부위에는 분말마데카솔, 무피로신 항생제 연고, 소독약 등의 처치를 할 수 있다. 참고! 다른 곳에서 자세히 서술.


→ 가장 중요한 운동의 효과!! 처음에는 땀이 잘 안나지만 몸이 순환이 되면서 활력이 돌고 피부의 열감이 조금씩 줄어든다. 운동을 며칠 계속 하다보면 슬슬 땀이 나고, 피부가 부드러워 짐을 느낄 수 있다! 땀이 잘 난다는 것은 피부가 기능을 찾아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그러다가 심해지면 또 땀이 안난다... ㅋㅋ 사실 땀은 반신욕이 더 잘 나는 것 같은데 반신욕은 몸에 열이 올라가는게 단점이라 병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책에서 읽었는데 사우나,반신욕에서 나오는 땀과 운동할때 나오는 땀의 성분이 다르다고 한다. 그렇기에 둘을 병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담으로써 내가 피부가 단기간 가장 좋아졌을때 무엇을 했냐면 바로 장거리 등산이다. 네팔 히말라야 산맥의 안나푸르나 트레킹을 일주일동안 하며 온몸의 땀을 쫙 뺐을 때 내 피부는 최상의 상태였고, 10시간 이상의 설악산 종주를 할때에도 피부가 보들보들 해졌더랐다. 근데 동네 산을 몇시간 등산한다고 팍 좋아지지는 않더라. 그로 인한 나의 추측은 모든 등산이 다 드라마틱하게 좋은 건 아닌것 같고, 공기가 맑고 숲이 우거진 곳에서 등산하거나 시간을 많이 들여서 등산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라는 것이다.


단점?으로는 아토피 환자는 의외로 관절염이 같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나와 같이 운동을 하면 무릎 관절 등이 쑤실수도 있다. 또는 족저근막염 등이 올 수도 있는데 그러면 어쩔수 없이 쉬어줘야 한다. 반신욕이나 실내 싸이클 같은 걸로 대체할 수 밖에.



4. 다른 환자에게 제안(권고사항)


피부 상태가 심각히 나빠도 운동하기를 권고한다. 진물 범벅이거나 온몸이 갈라져 고개 돌리기나 팔 다리를 접었다 펴는 것도 힘들 때가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왠만하면 죽기살기로 시작해야 한다. 그 이유는 다른 것이 없다. 나도 좀비와 같을 때가 있었고, 운동을 통해 큰 개선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요새도 피부가 뒤집어 질때면 제일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것이 운동과 반신욕이다. 좀 나아지면 점차 횟수가 줄어들며 게을러지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흘러 또 뒤집어 지는 것 같다. 


→ 아토피 환자에게 자주 씻는 것은 권고되지 않는다. 외출을 하기 전이나 다녀온 뒤에 어차피 씻어야 할때는 사전에 운동이나 반신욕으로 몸을 순환시킨 뒤 씻어주면 굉장히 좋다. 외출이 있으면 사전에 이를 계획하여 효과적인 생활습관을 기르자.


→ 또 가장 중요한 것은 거의 모든경우에 대하여 운동하는 것은 몸에 도움이 되면 됬지 불이익은 없다는 것이다! 아토피 호전이 잘 안될 지언정 운동하면 반드시 당신의 몸은 좋아진다!! 몸이 좋아지면 자가치유능력과 면역력도 좋아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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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난 아직 완치자가 아니다.

 

언젠가 완치가 되면 솔직히 이 곳에 들어오는 것 조차 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ㅋㅋ

(그건 아마도 조금은 먼 미래의 일..)

 

10대 경증에서 시작한 아토피 피부염이 30대가 넘으니 중증이 되었고 지금은 완화되어 그 사이에 머무르고 있다. (경증과 중증의 중간)

 

길었던 고통의 시간 만큼 할 얘기도 많지만, 각 항목에 대해서 세부적으로 다루는 건 하나씩 하기로 하고, 내가 지금까지 시도해봤던 수많은 치료 방법 중에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들을 모아 아토피 치료 로드맵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먼저 앞으로 기술할 치료의 기준은 내가 머물렀던 중증이 기준이 될것이다.

  경증이라면 치료 효과가 더 크고 빨리 일어날 수 있을 것이고, 초중증이라면 부가적인 치료가 들어가야한다고 본다.

 

  중증 상태의 나는 모든 접히는 부위 (팔, 다리, 목, 겨드랑이) 에 진물이 흘렀다. 귀는 찢어지고, 베개, 이불은 피범벅,

자려고 누우면 적어도 1시간 이상은 계속 긁었고 자고 일어나면 각질 천지에 이불을 다음 날 다시 쓰는 게 싫을 정도였다. 청소는 엄청나게 해줘야 하고, 자고 일어나면 건조한 탓에 목도 안돌아가고 팔 다리도 못 굽히고 뻣뻣하게 좀비처럼 살았다. 샤워 한번 하려면 따가움에 대한 엄청난 각오를 해야 했고 샤워 후에는 건조함과 로션바를때의 엄청난 고통이 또 날 기다렸다. 그렇게 고통 스러운 피가 철철 흐른 그 부위가 어째서 또 가려운거지.. 절망적인 순간의 연속이고 이 상태가 한달 이상 지속되면서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슬슬 희망도 없어지고 삶 자체가 지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 혼자만의 고통도 괴롭지만 더 괴로운 건 지켜보는 가족들이 고생하고 마음이 찢어지고 스트레스를 같이 받는 다는 것. 그리고 사회에 나가면 동정 또는 경멸의 시선을 받는다는 것. 이러한 콜라보레이션이 나라는 환자를 사지로 내몰고는 했다. 

 "아토피는 지옥이다"

 

자, 위는 불쌍해 보이려고 쓴 글도 아니고, 슬픈 회고록도 아니고. 이 글을 볼 사람이 중증 아토피안이라면 공감도 가고 치료에 대한 믿음 또는 유효성도 조금은 올라가겠지 싶어서 적은 것이다. 

 

STEP 1. 진물 잡고 이차 감염 막기

 진물이 나는 상태라면 피부에 균이 침투하기 쉬워져서, 진정한 지옥이라는 이차감염에 걸릴 수 있다. 이차감염이 의심되거나, 이미 걸렸다면 이는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단 및 조치를 받아야한다. (이유: 세균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막기 위해. 심하면 패혈증으로 죽을 지도 몰라.. ) 병원에서는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처방해 줄 것이며, 이때는 지시에 따라서 이 약물들을 써야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스테로이드를 손대기 시작하면 지옥 문턱에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하자.  

딱 필요한 만큼만 쓰고 나아지면 테이퍼링을 통해 사용량을 점차 줄여 리바운드를 최소화 시켜야 한다.

 

나의 경우, 이 힘든 시기를 항히스타민제와 분말마데카솔로 이겨냈다. 스테로이드의 리바운드를 몇번 겪으며 지옥 관광을 다녀온 후로는 스테로이드는 일절 손에 대지 않는다. 스테로이드를 비유하자면 마치 악마와 같다. 악마와의 계약, 영화나 만화에서 보듯이 잠시 엄청난 힘을 얻지만 이내 악마에게 침식 당하고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 그정도로 스테로이드를 끊은 후의 몸의 반응은 참혹하며 무자비하다. 다만, 경증의 경우는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순식간에 호전되고, 리바운드가 없으므로 무조건 적인 스테로이드-포비아까지 갈 필요는 없다. 어쨌든 스테로이드를 오래쓰면 안되고 많이 바르면 안된다는 것을  명심하자! (강한 등급의 스테로이드일수록 더 조심)

 덧붙이자면, 면역억제제 및 듀피젠트 등을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으며 그 이유는 그 약들이 아무리 부작용이 적다고 판명난 약이더라도, 몸의 자연 정화작용을 교란시키며 자가치유능력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듀피젠트를 맞는다고 치자.  끊고 나면 다시 피부염이 올라올텐데, 그럼 죽을때까지 맞을 것인가? 아토피를 완치하는 신약이 나오길 기대하면서 한달에 최소 몇십만원씩 지출할 수는 있겠지만... 우리의 목표는 심할때 약의 힘을 잠시 빌리더라도, 최종적으로는 약없이 생활가능한 완치(관해)를 목표로 잡아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중증환자에게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연고로 치료할 수 있는 레벨에는 한계가 있다. A가 완치 상태이고 F가 중증이라면 , 이 연고들로 C나 D정도까지는 갈 수 있는데, A,B 레벨까지는 갈 수가 없었다는 게 내 경험이다. 그러므로 몸이 좀 나아지면, 약을 하나씩 버리고 끝내 항히스타민제까지 작별을 고하도록 하자.

 

 

● 진물엔 항생제가 필수

 - 바르는 항생제로서 무피로신 성분의 연고를 진물 부위에 살살 발라주면 2차감염을 막을 수 있다. (에스로반, 박테로신, 베아로반 등) 마데카솔 연고도 괜찮은데 복합 마데카솔연고는 스테로이드가 섞여 있으므로 주의한다.

 - 특히 마데카솔 분말이 특효약인데 왜냐하면 분말 특성상 진물이 흐르는 것도 어느정도 막아주기 떄문이다. (꾸덕꾸덕해짐) 천연성분으로서 상처 감염 보호에 진물 방지까지 해주므로 가히 진물에 최고라고 볼 수 있다.

 - 병원에 갔다면 먹는 항생제를 줄 것이다. 맛나게 먹자. 항생제가 좋은 균도 죽여 문제라지만 이 시기에는 별 수 없다.

 - 진물을 닦아 낼 떄는 멸균거즈에 생리식염수를 적셔 환부에 대놓으면 흡수도 되고 상처부위를 깨끗이 할 수 있으므로 효과적이다.

 

● 진물이 조금 날 때

 - 듀오덤. 메디폼 같은 잘라 붙일수 있는 밴드를 환부에 붙인다. 특히 잘 때 붙여놓는 것이 좋다.

   근데 이것들 생각보다 비싸다ㅠ

잘라서 쓸 수 있는 밴드 (약한 진물에 효과적)

● 진물이 많이 날때 

 - 위의 듀오덤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물이 나오므로, 멸균거즈와 식염수를 사용해 닦아낸다. 생리식염수를 살짝 적신 멸균 거즈를 대놓고 그 위에 투비패스트나 콤비패스트 같은 멸균압박붕대를 해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 No샤워, No보습, 최소한의 물복용이 생각보다 아주 큰 도움이 된다. 최소 2,3일을 샤워없이 버티면 건조해서 고목나무가 된 심정에다가 안 씻어서 찝찝하겠지만 진물이 멎고 서서히 딱지가 앉는다. 딱지가 끝나면 엄청난 각질이 생기지만 두려워 말자. 그 다음 차례가 바로 환희의 순간인 새살이 돋는 과정이기 떄문이다. (여기서 교훈은 가만히 두면 낫는다는 것. 물 대고 바르고 하면 자극때문에 오히려 회복이 늦다는 것)

 - 멸균거즈와 마데카솔분말을 많이 구비해 놓고 힘든 시기를 존버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다. 잘떄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 몇알을 복용하도록 하자. 병원에 가서 졸린 항히스타민제 달라고 하면 된다. (2세대 항히스타민제는 안졸림) 아토피 환자는 가려워서 잠들기 힘든데 졸리 성분이 숙면을 취하고 피부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STEP 2. 약의 도움으로 몸의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어쩌면 이게 STEP 1 일지도 모르겠다. 중증이면 왠만하면 진물이 수반되므로 진물파트를 STEP 1로 잡은 것일 뿐. 큰 의미는 없다. 그리고 제목에 "약의 도움"을 언급하면서 뉘앙스가 약의 사용을 필수적인 것 마냥 써놓았지만 좀 더 정확한 의미로는 "약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로 보면 되겠다.

 

이게 무슨 말인고 하면,  몸이 망가질대로 망가진 상태에서는 자연치유가 몹시 더디므로, 일단 몸의 상태를 "약을 써서라도" 끌어올리고 어느정도 좋아지면 약을 놓아버리고, 알러지 항원 관리요법과 함께 자연치유로써 좋아진 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모든 약을 끊으면 몸이 다소나빠지겠지만 그래도 시작 시점에서 몸 상태가 괜찮으면 이내 다시 좋아진다. 나는 이러한 방법으로 현재 중증은 벗어나 몸이 계속 호전되는 사이클을 타고 있다. 아토피는 악순환이 매우 쉬운 질병이라 악화 사이클을 타게 되면 정말 답없다. 

 

● 아토피 약과 그 단계

 1. 항히스타민제

 2. 면역억제 연고 (프로토픽, 엘리델, 토피크로)

 3. 스테로이드 연고 (1~7등급)

 4. 스테로이드 경구제 (먹는약)

 5.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 MTX)

 6. 듀피젠트

 

위의 옵션을 모두 쓰라는 게 아니고, 1번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다. 1번으로 모자라면 2번까지 사용해보고, 그보다 힘들면 3까지 병행하는.. 그런 방식이다. 3,4,5는 부작용 또는 리바운드가 심하므로 매우 주의하여야 한다. 6번은 리바운드가 없으나 매우 비싸다. 듀피젠트를 맞고 몸이 좋아지면 근본적인 치료에 대한 생각이 사라질 수 있다. 마치 배에 구멍이 뚫려 물이 계속 들어오는데 물을 퍼내기만 하는 짓이랄까. 듀피젠트는 성능이좋으니 양수기라고 보면 되겠네..

 

● 스테로이드는 테이퍼링이 생명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했다면 중단할 때 테이퍼링이 생명이다. 쉽게 말하면 하루에 2번 바르던 것을 하루에 1번만 바르는 것으로 줄이고, 일정 기간 뒤에는 이틀에 한번만 바르고 하는 식이다. 근데 이거..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쉽지 않다. 테이퍼링을 시작하면 상태가 악화되기 떄문이다. 그래서 조급해지기 쉬운데 악화되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고 한번에 끊어버리면 지옥을 맛볼 수 있다. ㅋㅋ 높은 등급의 스테로이드일수록 탈 스테로이드 (일명 '탈스')는 가혹하다. 성인이고 애고 뭐고 없다. 다 같이 손잡고 지옥행이다. 길면 탈스 과정이 1~2년까지도 가는데 견딜 수 있겠는가

 

● 구충제 복용 (※주의 : 개인적인 임상이므로 참고만 하시고 따라하지 않기를 권고합니다.)

 내가 복용해 본 결과, 알벤다졸, 플루벤다졸과 같은 구충제를 복용하면 가려움증이 매우 완화된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작성할 예정이다. 처음 8일 정도 기간동안, 아침에 올리브유와 함께 알벤다졸 1정(400mg) 또는 플루벤다졸 1정(500mg)를 씹어서 복용하면 된다. 난 저녁에 구충제를 먹게 되면 커피와 같이 각성 효과가 있었어서 불면증과 함께 잠을 깊게 자는 것이 어려웠다. 따라서 아침 또는 점심에만 먹는 것이 좋은 것 같다. 

 

● 무슨 약을 쓰던...

 무슨 약을 사용하던 간에 경증 정도까지 끌어올리면 된다. 그리하여 위에 기술한 1(항히),2(프로토픽) 정도만 써도 먹고 살만한 단계가 되었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가 됬다고 본다. (모든 약과 작별을 고하는 단계)

 

STEP 3. 자연치유로 일반인되기

여기까지 왔다면 이제는 아토피라는 백년지기 친구를 놓아줄 때이다. 정들었던 내 친구 아토피는 구질구질하게도 미저리처럼 나를 놓아주지 않으려 할 것이다. 호전과 악화가 무수히 반복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있다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 아토피 약을 버리고 영양제를 맞이하자

 가장먼저 면역억제연고와 항히스타민제를 보낼 순간이다. 이 역시 스테로이드 테이퍼링 하듯이 사용 빈도를 줄여 나가도 되고, 아니면 심할 때만 잠깐씩 발라주며 약 없이 버티는 시간을 갈수록 늘려보자. "하루만 약없이 더 참아볼까" 하는 생각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영양제를 복용함으로써 몸의 대사작용을 증진시켜 주자. 비타민C 메가도스가 큰 도움이 되고 (하루에 6g~12g), MSM, 오메가 3, 비타민D 정도가 핵심 작용을 할 것이다. 영양제 관련해서도 할 얘기가 많으니 이건 따로 포스팅 하는 것으로 하겠다.

 

● 반신욕과 운동

 "아토피 호전에 뭐가 가장 도움이 됬다고 생각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생각할 것 없이 "반신욕과 운동"을 말할 것이다. 아토피 치료에 드라마틱한 호전은 스테로이드, 듀피젠트와 같은 약을 쓸 때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반신욕과 운동으로 땀을 "흠뻑" 빼는 것이 이렇게 도움이 될 줄이야. 포인트는 땀을 엄청나게 뺴주는 것이다. 40도 물에 반신욕 20분 또는 달리기 40분 정도면 땀을 흠뻑낼 수 있다. 만약 피부상태가 너무 안좋다면 힘은 드는 데 땀이 안나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때는 선택해야 한다. 땀을 안빼고 혈액순환 시킨다고 생각하고 약하게 해보거나, 아니면 "니가 땀안내고 배겨?" 라는 생각으로 죽어라 땀날때까지 강도를 높이거나. 피부가 안좋을 때 어중간하게 하게 되면 땀이 배출안되서 몸만 달아올라 염증이 심해질 수 있다. 그리고 운동할 때 땀이 나면 몹시 따갑고 가렵겠지만 버텨야 한다! 집에가서 샤워하는 순간, 해방되며 천국을 맛 볼 수 있다. 사우나, 찜질방에 가서 땀을 빼는 방법도 있으므로 가끔씩 운동과 병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 알러지 항원 관리

 사람마다 민감한 알러지 항원이 있는데 나의 경우는 식품은 상관이 없고 (단, 매운것 뺴고), 집먼지 진드기와 곰팡이가 매우매우 높게 나왔다. (병원에서 돈주고 MAST검사나 지연성알러지 검사를 해보면 된다.) 검사를 해서 문제가 되는 식품은 몸이 나아질 때까지 일절 손에 대지 않는게 현명하다. 그러나, 검사지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일부러 채식만 한다던지 절식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몸에 좋은 거라도 특정 영양소만 편중해서 먹게 되면 회복이 더디다. (예를 들면 모든 단백질을 제한한다던지)  집먼지 진드기의 경우 잦은 세탁과 (60도 이상의 물에서 빨면 더욱 좋다) 계피스프레이가 효과적이다. 이불 빨래 등을 자주 하게 되면 건조기의 절실함을 느끼게 된다. 이 기회에 구비해서 아토피 뿌리 뽑자. 곰팡이의 경우 노비프록스, 아치온, 노비랄과 같은 약용샴푸를 머리뿐만 아닌 전신에 사용함으로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세한 설명은 따로 포스팅. 이힛. 

 

● 옷은 순면으로, 방은 자주 환기

 

 옷은 순면 100%를 애용하자. 가능하면 하루 이상 입지 않고 빨아서 갓건조기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방은 하루에 적어도 10분씩 3번 이상 환기하도록 하고 편백수를 자주 뿌려주면 좋다. 만약 새집이라면 포름알데히드를 없애는 새집증후군 관리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싸구려 합판 가구를 없애거나, 바닥, 벽지를 친환경 소재로 교체하는 것이 유효한 경우가 많다고 함) STEP 3로 온순간 귀찮지만 이러한 관리가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된다. 지긋지긋한 아토피 지옥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꾹 참고 해보자. 

 

● 햇빛 쬐기, 해수욕

 

 피부가 어느 정도 호전 되면 날씨가 허락하는 한 밖에 나가서 환부를 드러내자. 여름철 해수욕은 바닷물의 미네랄과 함께 햇빛까지 쪼일 수 있으므로 최고의 치료가 될 수 있다. 겨울철에는 괌이라던지 휴양지에 가서 치료를 목적(핑계?)삼아 해수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맨몸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집에서 자외선 조사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나는 비싸기도 하고 위의 방법들이 유효하게 작용해서 굳이 사지 않았다. (비싸더라..)

 

 

 

다 써놓고 읽어 보니 그동안 내 아토피 인생 20년의 정수가 고스란히 이 글에 담긴 것 같다. 

보습제, 외용제, 병원, 한의원 등 할 얘기는 많지만 이 또한 따로 포스팅. 그럼 모두의 쾌차를 기원하며.

이만.. A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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